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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창욱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든 채 경쾌한 걸음걸이로 스튜디오에 들어섰다. 슬림한 몸매와 넓은 어깨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예전보다 몸이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말하자 “운동을 많이 해서 그래요”라며 웃는다. 드라마 (이하 )를 위해 3개월간 매일같이 운동과 식이요법을 해온 배우는 드라마 촬영 내내 고난도 액션 연기를 선보이느라 긴장을 풀 겨를이 없었고, 그러한 시간을 반증하듯 그의 몸에서는 조금의 나태함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지창욱은 스태프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반갑게 인사를 나눈 뒤 촬영 준비에 들어갔다. 그러고 잠시 후, 온화한 인상의 또 다른 손님이 강아지와 함께 스튜디오를 찾았다. “저희 어머니예요. 집이 바로 앞이라, 강아지랑 산책하는 길에 오셔서 구경하라고 했어요.” 잠깐 자리했다 촬영장을 떠나는 어머니를 향해 지창욱은 더없이 살가운 목소리로 “엄마 잘 가!” 하며 두 손을 흔들었다. 촬영이 시작되자 애교 많은 아들로서의 모습은 어머니와 함께 집으로 갔고, 영화 ‘본’ 시리즈의 맷 데이먼을 보는 듯 든든했던 의 지창욱이 나타나 촬영 콘셉트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척척 포즈를 취했다. 한 해 한 해 무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독보적인 배우 지창욱과 나눈 대화.

어제 드라마 의 마지막 촬영을 했다고 들었어요. 촬영을 마친 소감이 어떤가요? 촬영이 오늘 새벽 4시에 끝났어요. 촬영이 끝났을 때는 잘 몰랐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실감이 좀 나더라고요. 오늘은 피 분장을 하지 않아도 되고 대본 압박도 없다고 생각하니 일단 해방감이 느껴졌죠.
이번 드라마는 액션 강도가 굉장했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작품이었을 것 같아요 많이 힘들었어요. 1회부터 16회까지 땀 분장, 상처 분장, 피 분장을 안 한 날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15, 16회에는 내내 땀과 피 범벅인 채로 거의 죽어가는 모습으로 나와요. 그만큼 제 스스로 채찍질했던 작품이었어요.
어떻게 버틸 수 있었어요? 책임감과 자존심, 부담감. 이런 감정들이 저를 계속 뛰게 만들지 않았나 싶어요. 너무 힘들어서 대충 넘어갈까 싶다가도 자존심이 허락 안 했던 부분도 있고, 주인공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이를 악물고 했던 점도 있어요. 내가 받은 출연료나 고생하는 스태프들에 대한 부담감도 있었고요. 이런 감정들이 섞여서 버텼던 것 같아요.
다친 곳은 없나요? 없어요. 안 다치려고 진짜 많이 긴장했거든요. 사실 이렇게 위험한 촬영은 긴장해서 오히려 잘 다치지 않아요. 의외로 별거 아닌 신을 촬영하다 다치는 경우가 많죠.
목욕탕에서 알몸으로 13 대 1로 싸운 액션 장면은 특히 이슈가 됐어요.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아요 사실 대본을 볼 때는 어떻게 그려질까 상상이 되지 않았어요. 목욕탕에서 발가벗고 싸우는 모습이 일반적으로 멋있게 보이기는 어렵잖아요. 반신반의하면서 촬영에 들어갔고 8시간 정도 찍었는데, 그림이 굉장히 멋지고 재밌게 나왔어요. 색달랐죠.
출연 소식을 들었을 때, 전작인 <힐러>와 비슷한 장르와 역할이라 고민이 됐겠다 싶었어요 두 드라마를 비슷하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저도 초반에는 그런 부분 때문에 신경이 쓰였어요. 하지만 <힐러>의 정우는 좀 더 만화적이고 소년 같은 캐릭터인 데 비해 의 제하는 보다 현실적이고 남성적인 캐릭터거든요. 그래서 헤어나 메이크업, 의상 등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던 작품이고요.
이번 는 물론이고 중국 드라마 <선풍소녀2>에 개봉 예정 영화 <조작된 도시>까지, <기황후>를 제외하고는 액션 비중이 높은 작품들을 선택하고 있어요. 액션 장르에 유독 끌리기 때문인가요? 솔직히 는 액션 드라마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인물들의 관계가 너무 재밌어서 선택한 작품이에요. 액션 비중이 이렇게 클 줄은 몰랐죠. 그래서 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재미있게 찍었어요.
액션 연기는 이제 누구보다 자신 있겠어요 아무래도 액션 장르에 익숙해졌고, 요령도 많이 생겼죠. 또 액션을 한다면 지금보다 더 잘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제 당분간은 액션보다는 다른 색깔의 연기를 해보고 싶어요. 아직 제가 호기심이 많거든요. 다른 장르도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드라마 <다섯 손가락>에서 형을 질투하는 이복 남동생 인하를 연기할 때부터 지창욱이라는 배우가 달리 보였어요. 그다음 작품인 <기황후>에서 왜곡된 순정으로 변해 가는 타환의 연기도 인상적이었고요. 어딘가 결핍이 있는 캐릭터를 연기할 때 유독 빛나는 듯해요 사실 제가 어떤 결핍이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너무 좋아해요. 저 역시 결핍이 있고, 어떤 캐릭터를 볼 때 가장 처음에 주목하는 지점 역시 결핍이나 콤플렉스 부분이죠. 이 캐릭터가 뭘 잘하는지는 사실 좀 재미없어요. 이 사람이 무엇이 부족할까, 어떤 콤플렉스가 이 사람을 이렇게 만든 걸까, 거기서부터 시작해요.
지창욱에게도 콤플렉스가 있다? 병적인 콤플렉스는 아니고, 제 자신에게 아쉬움을 느끼는 부분들이 있죠. 예를 들면 다른 배우들과 저를 많이 비교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저 배우보다 내가 이런 면이 부족하지만 다른 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서 콤플렉스가 심해지지 않도록 노력해요. 안 그러면 너무 지치고 예민해져요.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해 다른 부분에 더 날을 세우게 되죠. 나만의 색깔과 특별함을 생각하려 해요.
현장에서는 어떤 배우인가요? 장난을 많이 쳐요. 제가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장소가 촬영장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실 촬영 자체가 너무 힘들고 고되기 때문에 그렇게라도 해야 현장 분위기가 좋아질 것 같아서요. ‘제가 즐겁게 해야 스태프들도 조금 더 편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 때문에 현장에서는 더 많이 재밌게 하려고 애쓰죠.
그토록 좋아하는 현장을 떠날 때, 다시 말해 한 작품과 이별할 때, 잘 이별하기 위한 방법이 있나요? 현장에 쏟은 열의만큼이나 밀려오는 공허감도 클 것 같아요 예전에는 술을 마셨어요. 방법을 몰랐거든요. 그땐 작품이 끝나면 어느 순간 진짜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어요. 하루아침에 내가 더 이상 볼 대본이 없고, 출근해서 만날 사람들이 없어지는 그런 상황이 정말 혼란스러워서 방황도 많이 했죠. 그래서 이제는 작품이 끝나면 뭘 할지 미리 생각을 해놔요. 이번에는 만화책들을 구해서 집에 조그맣게 만화방 같은 공간을 꾸며볼 생각이에요. 만화책을 진짜 좋아하거든요. 노래도 제대로 배우고, 운동도 다시 시작할 계획이고요.
만화책 취미는 연기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누가 들으면 웃을 수도 있는데 사실 만화책에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상상하면서 읽기도 하고, 그림을 보면서 캐릭터의 표정 등에서 연기에 대한 영감을 얻기도 해요.
SNS를 보니까 오토바이가 보이더군요 오토바이 탄 지 1년이 좀 넘었어요. 전에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축구에 집착했는데, 촬영이 많아지고 나이도 들고 하니까 체력적으로 힘들더라고요. 축구 대신 뭘 하면 좋을까 하다가 찾게 된 게 오토바이예요. 베스파라는 스쿠터와 모토구찌라는 오토바이가 있는데, 종종 타면서 바람 쐬고 있어요.
오토바이 여행도 떠난 적 있나요? 이탈리아에서 친구들과 바이크를 빌려 여행 다녔고, 스페인으로 촬영 갔을 때도 조그마한 스쿠터 하나 빌려 바르셀로나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어요.
왠지 연애 중인 것 같아요. 표정이 그래요. 드라마를 통해서 진한 연애를 했기 때문일까요? 드라마 찍을 때 멜로 장면이 나오면 저는 너무 즐거워해요. 아이디어도 많이 내고, 상대 배우와 어떻게 할지 얘기도 많이 나누죠. 평소에 연애를 못하니까 드라마를 통해 상상하고 표현하는 게 정말 재미있어요. 지금 제 표정이 연애 중인 것 같다면, 사실 오늘 제 기분이 굉장히 좋기 때문일 거예요. 드라마 촬영이 끝나서 너무 좋아요!
몇 년 사이에 배우로서 눈부신 성장을 했어요. 개런티는 최고 수준이 되었고 중국에서의 인기도 대단하죠. 무엇이 원동력이 돼주었나요? 그만 때려치울까 하는 순간들이 제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포기하지 않게끔 해주는 것들, 제가 계속 뛸 수 있게 해준 원동력은 그때그때 달랐던 거 같아요. 어떤 때는 내 자존심, 어떤 때는 집에 혼자 계시는 내 어머니, 어떨 땐 회사 생활 하면서 힘들어하는 친구들 등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다잡았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그렇게 포기하지 않게끔 잡아준 것들이 계속 있었다는 게 감사해요.
지금도 많은 걸 가졌지만, 앞으로 더 많은 걸 얻게 되고 존경받는 위치에 오르게 된다면 뭘 하고 싶나요? 지금 특별히 하고 싶은 건 없는데, 기본적으로 내가 하기 싫은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 그때 가서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자유롭게. 물론 지금도 충분히 자유롭게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makeup 이수지(알루) HAIR 정미영(알루) STYLIST 지상은 fashion cooperation 코모도, 타임옴므, 솔리드옴므

Credit

Editor KIM KANG SOOK

Photo KIM DO ONE

2016-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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